곽순화 교수의 금속 작품 전시회 ‘자연을 품다’가 지난 7월 20일부터 열리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전시회 장소가 조금 특별하다. 갤러리를 상상하고 찾아가면 강남의 고층빌딩 속에서 헤매게 된다. 전시회 장소는 바로 강남의 한 수입자동차 매장. 수입자동차와 예술 작품 전시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 조합의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의아한 마음을 가득 안고 곽순화 교수를 만나봤다.

Q. 어떻게 수입 자동차 매장을 전시회장으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할 때 보면 매 번 같은 계통에 사람들이나 가족, 친지들만 와서 보게 되더라구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푸조 매장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또한 현대 산업 제품의 대표인 자동차와 예술품이 만났을 때 낼 수 있는 효과가 궁금하기도 해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Q. 이 공간이 전시회장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 건물 자체가 전시회장으로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요. 하지만 굉장히 예술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임은 분명합니다. 건물 자체가 유리이기에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돼있죠. 금속 예술 작품은 생활하고 밀착된 것이기 때문에 갤러리의 막힌 공간에서 전시돼있는 것보다 이곳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사실 더 어울립니다. 하지만 조명이나 구조물들이 작품에 맞게 전시되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공간에 맞춰 전시작품의 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주객전도가 일어났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저도 이곳을 선택한 것은 모험이었죠. 하지만 ‘소통’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소통’을 주제로 하신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현대인들은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듭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는 너무 담을 쌓고 관계를 소홀히 여기고 있어요. 관계와 소통은 너무 중요합니다. 모든 관계 속에서 소통이 없이는 살 수 없어요. 현대인들의 단절된 삶이 다른 삶과의 만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작품에 ‘빛’을 많이 쓰신 이유도 그와 관련이 있나요?

네. 빛은 어둠 속에서 주변을 밝게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거죠. 빛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대상과 대상의 모든 관계가 소통 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상징적인 의미로만 사용했지만, 점점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돼 최근 작품은 빛과 움직임을 같이 써 작품을 만들어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Q. 최근에 작품 활동 외에 근황은 어떠신가요?

경기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원에서 보직을 맡고 있어 행정적인 일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저희 전공 사람들과만 만나게 됐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전시 오픈식에, 초등학교 동창들을 모두 초대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각 분야의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지더라고요. 오랜만에 보는 반가움 뿐 아니라 이 전시회가 ‘소통’의 장이 돼서 더욱 의미가 깊었던 시간이 됐어요.

Q. 마지막으로 예술가로서 스스로에게 바람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예술작품을 통해 진솔하게 나의 모든 것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이 농축돼 더 깊이 있게 가슴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작품들을 작업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_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