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5.1.10 금 23:53
상단여백
HOME 뮤지컬
[공연별점리뷰] 천재들의 살인 충격 실화! 뮤지컬 <쓰릴 미>

 

살인과 동성애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일까? 뮤지컬 <쓰릴 미>가 초연에 이어 2008년 공연에서 역시 연일 매진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뮤지컬 <쓰릴 미>는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했던 19세 법대 졸업생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로브가 14세 소년을 유괴, 살해했던 미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쓰릴 미>에서는 이 두 주인공을 ‘나’와 ‘그’라는 인물로 대치시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두 남자의 철학적 사상과 살인, 그리고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 뮤지컬 <쓰릴 미>를 소개한다. [공연별점리뷰]는 작품 속의 소소하고 디테일한 요소들을 파헤쳐 기자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그 작품을 평가해보는 코너다. (별 5개 만점)

‘나’와 ‘그’의 수트 간지 ★★★★★
‘수트 간지’란 정장 차림이 잘 어울린다는 말로써, 주로 남자들에게 붙이는 신조어다. 뮤지컬 <쓰릴 미>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에 맞게 ‘나’와 ‘그’는 브라운 혹은 그레이 계열의 양복을 입고 출연한다. 류정한, 김우형, 이창용이 연기하는 ‘나’의 ‘수트 간지’도 뛰어나지만 역시 ‘그’ 역의 김동호와 김무열이다. 큰 키와 고르게 분배된 근육을 과시하는 두 남자의 황홀한 ‘수트 간지’가 모든 여심을 뒤 흔드는 뮤지컬 <쓰릴 미>다. 멋쟁이들의 ‘수트 간지’는 별 백 개로도 모자랄 듯싶다.

<쓰릴 미>, 나에게 ‘쓰릴’을 줘 ★★★☆☆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나 책 등의 작품을 통해 간접 경험을 시도한다. 헌데 그 경험이라는 것이 이롭고 바람직 할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어린 소년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간접 경험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뮤지컬 <쓰릴 미>를 보다보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입술을 훔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잔인한 망상을 퍼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나’와 ‘그’ 두 살인마들의 완전범죄가 성공하길 소망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살인을 응원하게 만드는 이 작품이 안겨주는 ‘쓰릴’감은 대단하지만, 그것은 정말 ‘못된 쓰릴’일 수밖에 없다.

이참에 나도 커밍아웃 ★★☆☆☆
뮤지컬 <쓰릴 미>의 또 다른 주제는 동성애 코드다. 같은 성(性)을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인물이다. 지금부터 열거될 아래의 항목들 중 단 한 개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동성 친구를 ‘조금 더 깊게’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첫째로 두 남자가 부르는 사랑의 듀엣 곡이 어색함 없이 들려온다면, 둘째로 ‘그’가 ‘나’에게 “자기”라고 불러줄 때 왠지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맹목적인 구애 끝에 결국 몸을 섞게 되는 둘을 보며 돌연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뮤지컬 <쓰릴 미>는 두 남자의 동성애라는 소재를 적재적소 배열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묘한 쾌락을 선물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과감해져도 좋을 듯 보인다.

피아노 반주에 꽂히다 ★★★★★
절대 빠트릴 수 없는 뮤지컬 <쓰릴 미>의 매력이자 특징은 모든 넘버들이 오직 피아노 한 대만으로 연주된다는 점이다.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해가며 장엄한 사운드를 연출하고자 하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뮤지컬 <쓰릴 미>는 피아노 한 대 만으로도 충분했다. <쓰릴 미>는 90분 남짓한 공연 시간 동안 단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 반주만으로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공연이다.

6월 28일부터 시작된 <쓰릴 미>의 공연은 오는 10월 12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문의_02-744-4334)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