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4월 21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연출 김태형, 민준호를 비롯한 크리에이티브 팀과 배우 이영미, 홍우진, 이정수, 김슬기, 정다희가 참석해 장면 시연 및 기자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홍우진(사진 왼쪽), 이영미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즉흥 뮤지컬로 관객들이 말하는 대로 장르, 제목, 장소, 등장인물의 캐릭터, 상황 등이 결정되고, 매번 다른 장면과 노래가 즉흥적으로 만들어진다. 공연을 관람하러 온 100여 명의 관객과 다섯 명의 배우들이 함께 뮤지컬을 만들어 나가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홍우진(사진 오른쪽), 정다희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또한, 이 공연에서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공연기획을 맡은 연출 김태형과 민준호가 무대 위에서 연출 역할로 등장해 극을 완성시킨다.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매 공연 예측 불가능한 단어와 생각들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폭넓은 연기력은 물론 순발력과 재치를 두루 갖춘 배우들만이 가능한 공연이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정다희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드윅’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 이영미를 비롯해 뮤지컬 ‘로기수’, ‘빨래’, ‘그날들’에서 캐릭터의 섬세한 내면 연기로 관객을 몰입하게 한 박정표와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호평을 받았던 홍우진은 대본이 없어도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뮤지컬 ‘유린타운’, ‘원스’, ‘몬테크리스토’에 출연했던 이정수는 관객과 소통하며 극에 아이디어를 더해주고 있다.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 ‘카라마조프’. ‘신과 함께 가라’에 출연했던 정다희는 센스있는 즉흥연기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매 순간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직면해야 하는 즉흥 뮤지컬의 특성상 폭넓은 연기력에 순발력과 재치 등 모두 갖춘 배우들이 최강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출 김태형. 사진_강영화 기자

 어디까지 만들어져있고 어디까지 즉흥인가의 질문에 김태형 연출은 “대사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음악 구조를 짜고 시작한다, 첫 곡, 중간에 들어가는 곡, 마지막 곡 순서를 정하고 작품을 만들어갔다. 이 넘버를 부르기 위한 장면들에 접근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모멘트를 만들어서 노래를 한다. 넘버는 정해진 넘버와 가사도 있지만, 공연 당일 스토리에 맞게 배우가 바꿔서 부른다”

이어 “솔로 넘버의 경우 배우들이 각자 자기들이 가사를 썼다. 필요한 상황에 대한 곡들을 선택해서 부르고 있다. 자기 넘버중에 선택해서 부른다. 넘버들 중에서 배우에 따라 다른 분위기로 들려지게 된다. 디테일 한 상황은 정해놓지 않았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영미(사진 오른쪽), 이정수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공연 중 정신병이 있다는 설정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김태형 연출은 “정신병이나 장애는 가급적 차단하고 있다. 인종차별 성차별 내용은 준비된 대본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위에서 혐오적인 발언이 나오거나 실수할 수 있어서 다른 장르로 유도해서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정다희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김태형 연출과 민준호 연출의 다른 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홍우진 배우는 “민준호 연출의 경우는 저희가 장면을 주인공 장면, 악당 장면, 상황 안에서 이야기의 흐름에 대해서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큰 줄기를 써내려가서 배우들이 연출이 해놓은 그 틀에 기대서 할 수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편할 때도 있고 연출이 생각해놓은 디테일에 대해 (모르는 만화 등) 모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편하게 따라갈 수 있다”라고 특징을 말했다.

이어 “김태형 연출님은 열심히 하신다. 두 분이 굉장히 다르다. 민주호 연출님이 디테일하게 지정해준다면 태형 연출님은 그날 공연 때마다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배우들의 길을 열어주진 않더라도 묵직하게 가슴을 쿵 때릴 수 있는 것을 던져주고 배우들이 알아서 찾아서 해줄 수 있게 해준다”고 답했다.

이어 이영미 배우는 “준호연출님은 상상력 구체적이다. 태형 연출님은 관객에게 메시지를 던져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만화적 상상력과 우화적 상상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영미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어떤 극인지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이정수 배우는 “한가지 이야기나 소재를 들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소화 시키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를 양주나 포도주처럼 뭐뭐 30년산 느낌을 준다. 그 사람의 이야기. 이런 느낌이 사람의 존재 자체가 이야기 덩어리다. 단순히 이야기를 조합해서 꿰매서 짜내는 게 아니라 자기 각자의 이야기를 한 조각씩 가져와서 포트럭 파티를 하는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의 애드리브에 관객들에 대한 반응 때문에 애드리브도 많고 긴장이 될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지 질문에 이정수 배우는 “처음 무대에 들어와서 음악 감독님이 ‘대사 좀 쳐주세요’ 하는데 대사가 없다. 보통 공연 들어가기 전에 대사 한 번 맞춰볼까 하는데 우리는 마음을 맞춘다. 그날 내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기분이 좋거나 마음이 열려있거나 이 사람이 나한테 이야기를 던져줬을 때 내가 받아치는 정도에 달려있기 때문에 마음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슬기 배우는 “믿어야 할 건 대사가 아니라 상대방과 그 안에서 저희가 공간을 믿는 것인데 연습 기간 동안 우리끼리 호흡을 맞춰보면서 같이 공감하고자 한 것은 신뢰하자는 거였다. 분장실에서 즉흥 뮤지컬은 누구를 탓해 버리면 끝이다. 배우들끼리의 끈적함이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슬기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_강영화 기자

관객참여형 공연의 해외 관객과 국내 관객들의 차이점에 대해 김태형 연출은 “해외뮤지컬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하면 얼마나 재밌고 신날까 하고 기획을 했다. 해외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운 곳이라 우리나라에서 공연했을 경우 걱정이 됐다. 하지만 관객들이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신나고 재밌어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관객에게 기회를 주었을 때 지목해서 답을 듣기보다 질문을 했을 때 여러 대답이 쏟아져 나오길 바랐다. 그래서 일부러 관객석 조명을 켜지 않았다. 그럴 때 많은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 자기가 말하는 게 여기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즐거워한다”라고 답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_강영화 기자

사례 연습을 얼마나 했는가의 질문에 김태형 연출은 “사실 배우들을 사기 치듯 속여서 무리하게 들어갔다. 즉흥공연이니까 말만 맞추고 공연 형식으로 몇번 돌리면 된다고 했는데 사실 그 어떤 공연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었어야 했다는 것을 공연을 올리고 깨달았다. 해외 공연은 몇 년간 연습 된 배우들의 공연이었다”라고 아쉬움을 말했다.

이어 “장르 자체는 어드벤처로 한정하되 어떤 어드벤처로 갈까 해서 장르를 구축했다. 이 장면에서는 이런 연기를 해서 넘기자 그랬는데 즉흥성이 너무 없어 다시 풀어 갔다. 이야기가 즉흥인 만큼 안무와 노래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연습을 많이 했고 이야기는 모두 모여 이래저래 시도해보고 완벽하다고 생각지 않지만 저희가 해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최대한의 즉흥성을 띄고 있다”라고 답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영미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강영화 기자

하지만 첫 공연부터 재밌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첫날 긴장 상태와 연습했던 쌓아온 노하우와 기대를 하고 온 관객들까지 서로의 긴장감과 열기가 무대에서 잘맞아떨어졌다. '틀려도 오픈하고 넘어가자'가 몸에 배었고 관객들이 즐거워하신다. 극 드라마 안에서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매일 수정해나가고 있다. 횟수가 지나갈수록 고통스럽겠지만 조금씩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 사진_강영화 기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홍우진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_강영화 기자

  음악감독은 정해지지 않은 넘버들과 순간순간 바꿔야 하는 상황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최수정 음악 감독은 “정해지지 않은 대본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솔로곡들은 큰 어려움은 없지만, 주인공이 바뀌다 보면 프로덕션 안무가 들어가는 곡을 할 때 주인공 자리가 바뀌면서 안무가 바뀐다. 배우들이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 점에서 공연이 끝날 때마다 클린 해야 하는게 과제가 아닌가 싶다. 즉흥으로 극을 만들어가는 배우들이 비해 힘든 점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영미(사진 왼쪽), 정다희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이어 “재밌겠다 하는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선택의 여지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그날그날 바뀌어야 하는 곡들이 있어야 해서 만들어 놓은 곡 20여 개 저축해놓은 곡 20여 개가 있다. 논리적이고 계산적인 작업이다”

특히 “뮤지컬은 가사가 스토리를 이끌고 가야해서 가사가 매우 중요하다. 음악으로 구조를 미리 짜고 후에 연출과 배우들이 가사를 붙였다. 음악의 구조와 선율을 분석하고 가사를 쓰기란 힘든작업일텐데 계획되어있지 않은 것에 대한 자유로움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홍우진(사진 오른쪽), 정다희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영미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프레스콜에서 연출과 출연진들이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영화 기자

 연출만의 힘든 점에 대한 질문에 김태형 연출은 “재미있고 창의적인 작품을 보려면 이 작품을 보면 된다. 잘 짜여진 작품을 보려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시면 된다. 욕심이 나다 보니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다. 제가 없어도 연습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놔서 같이 하는 스텝과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생에서 가장 머리를 쓴 두 달간이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5월 1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강영화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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