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판례는 『예술과 저작권』에서 발췌한 것입니다.『예술과 저작권』은 기초예술 창작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저작권법에 보장되어 있는 창작자의 권리를 명확히 하여 예술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아르코지원컨설팅센터에서 2007년에 제작 발간한 자료집입니다. 아르코지원컨설팅센터(http://online.arko.or.kr)를 방문하시면 예술과 저작권에 대한 보다 상세한 자료를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원고 사진작가는 농축산물 사육 · 재배 및 판매업, 육가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인 피고회사가 제조 · 판매하는 햄(ham)제품에 대한 광고용 카탈로그의 제작을 의뢰받아 햄제품 자체를 촬영하는 사진(이하 ‘제품사진’이라 함)과 이러한 햄제품을 다른 장식물이나 과일, 술병 등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촬영함으로써 제품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진(이하 ‘이미지사진’이라 함)을 촬영하여 광고용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원고는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사진 및 이미지사진은 모두 그가 그의 사진기술에 창의성을 더하여 촬영한 그의 사진저작물이고, 그 이용을 허락한 것은 피고회사의 자체광고용 카탈로그에 한정된 것인데 그럼에도 피고회사가 서울 시내 백화점들의 가이드북에 이를 무단 이용함으로써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법원은 저작물이 되기 위해서는 비록 고도의 창작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물로서 보호될 만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창작에 의한 산물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임을 확인하고 이 사건에서 문제된 사진들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먼저 제품사진에 대해서 피고회사의 햄제품을 종류별로 제품과 대비될 물질을 깔아놓은 상자 속에 넣고 촬영한 것으로 비록 광고사진작가인 원고의 기술에 의해 이를 촬영했다 하더라도 그 목적은 그 피사체인 햄 제품 자체만을 충실하게 표현하여 광고라는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고, 다만 이때 그와 같은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 그 분야의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원고의 사진기술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바로 그와 같은 광고사진의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광고대행업체에서는 촬영료를 지급하고 원고를 이용하여 촬영 작업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할 만한 원고의 어떤 창작적 노력 내지 개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제품사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 피사체를 충실하게 표현하였나 하는 사진기술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저작권이 주어지는 저작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반면에 이미지사진의 경우에는 제품사진과는 달리 제품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촬영된 것으로 단지 사진기술만을 이용해서 그 피사체만을 표현하려 한 것이라고는 볼수 없고, 오히려 피고회사의 햄제품과 배경장식물 등을 독창적으로 조화롭게 배치해 놓고 이를 촬영한 것으로서 그 창작성이 있다고 볼 것이어서 사진저작물에 해당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그 촬영목적이 광고라는 것은 저작물을 인정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법원 2001년 5월 8일 선고 98다43366 판결)

[자료출처: 예술과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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